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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경선 미술감독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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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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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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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경선 미술감독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징어 게임' 세트장, 한국적 동화 만들기 위한 도전"
채경선 미술감독 인터뷰…"무한한 상상력 펼친 축복 같은 작품"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한국적인 판타지, 한국적인 동화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도전이었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인 열풍 속에 잔혹한 어른들의 생존을 위한 경쟁과 확연한 대비를 이루는 알록달록한 세트장도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화상으로 만난 '오징어 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은 "이렇게까지 작품 속 미술이나 세트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참가자 456명의 침대가 놓인 거대한 벙커 같은 합숙소, 분홍·초록·노란색으로 칠해진 미로 같은 계단, 맑은 하늘 아래 놓인 커다란 운동장과 나무들, 1970∼80년대 주택들이 그대로 옮겨진 듯한 골목길까지. '오징어 게임' 속 거대하면서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세트장은 9개 에피소드 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채 감독은 "기존의 생존 게임들이 대체로 어둡고 우울한 모습으로 그려졌으니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작업을 해보자는 의도가 있었다"며 "시나리오에 유년 시절에 친구들과 했던 게임이 나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억 속 공간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 작품을 전혀 보지 않았다"고 자신감에 찬 말투로 답했다.
"사실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봤던 건 미술 전시와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었어요. 터널처럼 제가 경험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도 많이 참고했고요. 다른 영상의 공간을 참고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이 작품은 정말 한국의 문화와 색, 그 시대의 소품들만으로도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가장 애정이 가는 세트장으로는 참가자들이 제일 친밀한 관계의 상대를 죽음으로 몰아가야만 했던 '골목길 세트'를 꼽았다.
"구슬치기 에피소드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부터 너무 많이 울었어요. 그 공간을 어떻게 구상할까 고민했고 70∼80년대의 골목길을 입체화된 구조로 골목골목 디테일하게 만들어내고자 했죠. 당시에 쓰이던 철문이나 문양 등의 자재들이 기성품으로 나오는 게 없어서 자료를 참고해 하나하나 만들어내다 보니 시공 기간도 가장 오래 걸렸어요. 참가자들의 숙소와 미로 복도도 가장 밀도 있게 애정을 가지고 작업한 공간이에요."
또 참가자들의 숙소는 터널의 흰색 타일과 대형마트를 참고해 만들었다며 "터널은 길 위에 버려진 사람들을, 대형마트는 인간이 물건처럼 쌓여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숙소의 수많은 침대 사이사이에 위치한 사다리는 살기 위해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경쟁사회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에만 1년 3개월 정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는 채 감독은 "상상력을 맘껏 펼칠 수 있게 시나리오를 써 주신 감독님과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게 해 준 넷플릭스의 덕이 크다"고 감사를 표했다.
황동혁 감독과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에서 첫 인연을 맺은 이후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의 작품을 함께한 그는 "미술 감독이 행해야 하는 역할을 여과 없이 믿어주시고 협업하는 자세가 너무 좋으셔서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 중 한 분"이라며 "또 작업을 하자고 하시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미술을 전공한 뒤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미술감독 일을 시작했다는 채 감독은 "영화산업은 기술, 예술, 연출을 동등하게 꾸려야 하는데 한국 영화는 그런 부분이 약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시각적인 부분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미술감독의 역할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징어 게임'은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해 준 축복 같은 작품인 것 같아요. 저는 자만하지 않고, 지금 받은 힘으로 계속 도전해나가면서 제 직업을 발전시켜나갈 거예요. (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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