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국내 최대 석회석 폐광산, '별천지' 관광지로 탈바꿈

이해용 / 2021-08-16 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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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무릉3지구에 다음 달 중순 준공, 일반에 개방
숙박 시설 등은 2027년까지 민간자본 유치해 친환경적으로 개발 계획
▲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폐광지인 무릉3지구의 2018년 모습. [동해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무릉 3지구에 도입하는 오프로드 루지. [동해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무릉 3지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 집라인. [동해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쇄석장 2층 투시도. [동해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무릉3지구 복합체험 관광 조감도. [동해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톡톡 지방자치] 국내 최대 석회석 폐광산, '별천지' 관광지로 탈바꿈

동해시 무릉3지구에 다음 달 중순 준공, 일반에 개방

숙박 시설 등은 2027년까지 민간자본 유치해 친환경적으로 개발 계획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50년 동안 석회석을 채굴하면서 황무지로 변한 강원 동해시 무릉 3지구가 다음 달 관광지로 변신한다.

16일 동해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추진해온 무릉 3지구 1단계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오는 9월 중순 준공해 일반에 개방할 예정이다.

시는 복합 체험 관광단지로 조성 중인 무릉 3지구 명칭을 최근 '무릉별유천지'로 확정했다.

무릉계곡 암각문에도 새겨져 있는 무릉별유천지는 하늘 아래 경치가 최고 좋은 곳으로 속세와 떨어져 있는 유토피아를 상징한다는 게 동해시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폐광지인 무릉 3지구는 무릉계곡 인근의 석회석 산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기업체가 붙인 이름이다.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을 파내면서 삭막한 공간으로 남겨진 이곳에는 최근 다양한 체험 시설과 볼거리가 잇따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음 달 1단계 사업 준공을 앞두고 현재는 주차장 등을 마무리하는 사업이 폭염 속에서도 한창이다.

시는 그동안 석회석 돌덩이가 나뒹굴던 이곳에 진입 도로를 개설하고, 전기, 수도, 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갖췄다.

여기에다 뛰어난 생태환경 속에서 알파인 코스트, 롤러코스터, 오프로드 루지, 집라인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했다.

석회석 돌밭 위에는 라벤더 정원을 조성했고, 올가을에는 3만여㎡에 심은 코스모스꽃이 관광객을 맞는다.

마치 거대한 계단처럼 남겨진 석회암 절벽에는 폐광지와 호수 등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했다.

다음 달 준공하면 상시 일자리 31개, 단기 근로자리 50여개도 새로 만들어진다.

시는 넓은 지역을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달 20일부터 무궤도 차량 3대를 도입해 시험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해시는 2017년 쌍용양회가 50년간 석회석을 캐면서 남긴 거대한 폐광지를 놓고 어떤 방식으로 복구를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했다.

107만㎡에 이르는 폐광산을 흙으로 덮고 나무를 심더라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절개지에 수목을 식재하더라도 안전사고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지역의 흉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

석회석을 캐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에메랄드빛 호수와 요새 같은 절벽, 쇄석장과 이송 컨베이어 등 근대 산업 유산도 원래 계획대로 복구한다면 사라질 위기였다.

시는 석회석 채광지와 폐산업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복구계획 변경안을 마련했고, 수심 25m에 이르는 에메랄드빛 호수는 존치하기로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했다.

두 개의 대형 호수는 지하에서 용출수가 나오고 계곡에서 물이 유입돼 이제는 물고기가 살고 새들이 찾는 곳이 됐다.

쇄석장 등은 앞으로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는 교육장이자 근대 산업 유산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석회석 폐광지가 관광지로 탄생하는 데는 기업과의 상생협력도 큰 힘이 됐다.

동해시는 석회석을 채굴하느라 망가진 무릉 3지구를 창조적으로 복구하기로 하고 2017년 쌍용양회와 40년 무상 사용 협약을 했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무릉3지구를 동해시에 기부채납했다.

시가 토지를 무상 사용하게 되면서 공시지가 기준 1천억원 상당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관광 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채석장에서 사용하던 90t 덤프트럭 등의 장비와 자재를 지원받았다.

쌍용양회가 과거 석회석을 채굴하던 대형 덤프트럭과 착암기 등은 관광단지에 전시될 예정이다.

시는 1단계 기반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민간 자본을 유치해 이곳을 2027년까지 복합체험 관광단지로 본격 조성할 방침이다.

무릉 3지구에는 삭막한 폐광산뿐만 아니라 50년 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엄격하게 통제된 금곡동 계곡 같은 별천지도 공존하고 있다.

마치 비무장지대 인근의 계곡처럼 보존된 금곡동 계곡은 폭약을 터트려 채광을 하느라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던 곳인데 앞으로는 제한된 인원만 예약을 받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처음에는 이 넓은 폐광산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막막했다"면서 "2027년까지 추진하는 2단계 사업은 민간투자자와 협의해 종합 관광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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