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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될 당시의 '우주' [한양대 에브리타임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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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TV 제공] |
반려동물 파양·유기 증가…정부 대신 '임보맘' 나섰다
새로운 가족 만날 때까지 임시 보호·입양처 직접 물색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황윤기 기자 =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던 지난 1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 원룸촌에서 주인과 자주 산책하던 강아지 '우주'가 꾀죄죄한 꼴로 거리를 떠돌다 한 학생의 눈에 띄었다. 학생에게서 강아지를 넘겨받은 경찰이 견주 김모(58)씨를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갈 곳 없는 '우주'는 경기 양주시의 보호센터로 옮겨졌다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민 전은정씨가 구조해 집으로 데려왔다.
2년 전부터 유기견 구조자이자 '임보맘'(임시보호와 엄마를 뜻하는 맘을 합성한 신조어)으로 활동하는 전씨는 15일 "'우주'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급하게 구조를 결정했다"며 "'우주'는 아직도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파양·유기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는 턱없이 부족해 많은 동물이 구조되지 못하거나, 구조되더라도 이내 안락사를 당한다.
이 때문에 전씨처럼 개인적으로 유기동물을 구조해 입양 전까지 임시로 보호하는 '임보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 정혜정(25)씨 역시 2년여 전 자주 가던 술집의 벽 안에 갇힌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 임시 보호를 해왔다.
구조 직후 보호소로 보낼까 생각도 해봤지만, 새끼 고양이는 금방 안락사당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입양처를 수소문했다. 그러는 동안 정씨는 고양이와 정이 들어 '왕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정씨는 "보호소가 재정적으로 어렵다 보니 그곳에 있는 동물들도 학대에 가까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 때문에 동물을 구조해도 보호소로 보내지 못하고 개인이 임시 보호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유기동물 임시 보호자들이 새로운 입양처를 구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온다.
이런 활동을 하는 민간 단체들도 생겨났다. 사단법인 '팅커벨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카페 회원이 1만3천여명이고 매달 정기 후원자도 1천여명에 달한다.
다만 늘어나는 유기동물이 사회문제로까지 자리 잡은 만큼, 정부 보호의 공백을 개인이 메워야 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의 채일택 정책팀장은 "지자체에 따라 보호소의 수용 능력에 편차가 있고, 민간단체에서도 유기동물을 다 감당하지 못하다 보니 시민 개인까지 나서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구조되거나 보호 조치된 유기동물은 13만5천791마리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는 총 39곳에 불과했고, 민간위탁센터(231곳)와 시설위탁센터(14곳)를 합해도 284곳이었다.
채 팀장은 "유기동물 보호소의 공백을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현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인 중성화 지원책을 내놓는 등 예방 차원의 활동까지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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