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호 전북대 교수 "천주교 유해 발굴, 관련 연구 모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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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들 (완주=연합뉴스) 지난 9월 16일 오전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에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체스코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2021.9.16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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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천주교 첫 순교복자 윤지충·권상연의 백자사발 지석 (서울=연합뉴스) 최근 전북 완주의 초남이성지에서 한국 천주교회 첫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유해가 확인된 가운데 이들 묘에서 함께 출토된 백자사발 지석(誌石)의 묵서명(墨書銘) 내용이 지난 9월 24일 상세 공개됐다. 위쪽 좌우는 윤지충 바오로, 아래쪽 좌우는 권상연 야고보의 백자사발 지석이다. 2021.9.24 [천주교 전주교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천주교 최초 순교자들 완주 초남이성지에 묻힌 까닭은(종합)
윤덕향 전 전북대 교수 주장…"유항검 집단의 도움 있었을 것"
송창호 전북대 교수 "천주교 유해 발굴, 관련 연구 모범 사례"
(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들이 자신들의 고향이 아닌 전북 완주군 이서면 소재 초남이성지에 함께 묻힌 배경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윤덕향 전북대학교 전 교수는 9일 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에서 열린 '초남이성지 역사 재조명 학술세미나'에서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로 기록된 복자(福者)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1791년 12월 8일 현재의 전동성당에서 참수형에 처해졌는데 묘비에는 이로부터 11개월 지난 1792년 11월 25일 안장된 것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장례 기간이 비상하게 긴 것과 성장지인 전라도 진산, 충남 금산이 아닌 완주 초남이에 묻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전 교수는 "지연이나 혈연에 따른 집단이 두 순교자의 장례를 주도했다면 굳이 초남이를 장지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직 경위가 분명하지 않지만, 장지 선택은 이 일대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남이 일원은 유항검(조선 천주교 초장기 지도자) 일가가 대대로 살아온 세거지(世居地)였다"며 "따라서 두 순교자의 장례에 어떤 형태로든 유항검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해로 순교한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무덤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윤 전 교수는 "윤지충 바오로의 동생인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처자식이 매장의 주체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윤지헌 순교자의 묘가) 윤지충, 권상연 순교자의 무덤과 비슷한 방향으로 장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세 순교자의 묘를 매장한 주체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지헌 프란치스코는 완주군 고산면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1801년 신유박해 당시 동료들과 함께 붙잡혀 능지처참을 당했고, 이때 유항검 가족도 모두 순교했다.
윤 전 교수는 "초남이를 중심으로 순교자들의 묘를 조사한다면 조선 후기부터 개화기까지의 사회상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술대회에서 공동 발제자로 나선 송창호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천주교 전주교구의 순교자 유해 발굴을 모범 사례로 추켜세웠다.
송 교수는 "한국 천주교의 첫 순교자 유해 발굴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망자의 인적 사항 등이 적힌 지석(誌石), 고증 사료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신원을 확인한 사례"라며 "향후 다른 유해 발굴 연구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망 후 200년 이상 지난 조선 시대 후기의 유해에서 유전자를 검출, 생존하는 후대의 친족 유전자와 비교해 혈연관계를 확인하는 방법이었다"며 "이런 기법은 오래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첨언했다.
홍종하 경희대 교수(한국고대사 고고학연구소 소속) 역시 "이런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 고고학과 고고학 연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동조했다.
앞서 천주교 전주교구는 지난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가 초남이성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주교구는 백자사발 지석의 명문 판독, 치아를 통한 연령 검사, 부계혈통검사(Y-STR), 사료 검토, 유해 정밀 감식 등 방법으로 유해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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