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죄송합니다'…자숙의 시간 가진 속초 오징어 난전

류호준 / 2025-08-23 0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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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 논란 후 17∼22일 재정비…시의회, 제도 보완 나서
▲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 상인회에 건 사과 현수막 [촬영 류호준]

▲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 상인회에 건 사과 현수막 [촬영 류호준]

▲ 속초 오징어 난전 [촬영 류호준]

[현장] '죄송합니다'…자숙의 시간 가진 속초 오징어 난전

불친절 논란 후 17∼22일 재정비…시의회, 제도 보완 나서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불친절한 태도에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앞으로 더욱 친절하게 응대하겠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강원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 일대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피서철에는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이날만큼은 발길이 뚝 끊겼다.

속초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오징어 난전은 최근 불친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6월 이곳의 한 식당에서 손님에게 식사를 재촉하거나, 자리 이동을 권유하는 모습 등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부터다.

논란이 커지자 상인들은 지난 8일 자정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전 점포가 문을 닫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여름 성수기에 일주일 가까이 영업을 못 하게 됐지만 상인들은 이미지 회복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러한 소식을 접하지 못한 채 난전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난전에는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 상인회'에서 건 사과 현수막만이 펄럭였다.

그러나 오징어 난전 이미지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불친절 논란 직후 오징어 2마리를 5만6천원에 판 사례가 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며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오징어는 어획량과 조업 방식 등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크다.

관광객들 역시 이러한 오징어 시가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인근 시장 등과 비교해 높게 형성된 가격은 부담이 되고 있다.

아울러 피서철 막바지에 토요일을 제외하고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숙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지역사회에서는 친절한 관광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속초시의회는 난전을 비롯한 지역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친절 관광문화를 조성하도록 평가 기준과 지원 방안을 담은 '칭찬 업소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애 속초시의회 부의장은 "방문객 평가에 기반해 친절 서비스 제공 업소를 인증하는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며 "착한 가격 업소는 가격 중심, 모범 업소는 위생 중심 평가지만 실제 다녀간 분들의 평가를 토대로 한 평가 방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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