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하나 소중했던 시절, 생활용품으로 변신한 탄약 깡통

이해용 / 2021-11-04 16: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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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문화재단, 일상과 추억 담긴 생활유물 공모전 수상자 선정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7일까지 홍천 탄약정비공장 등 전시
▲ 탄약 깡통으로 만든 생활용품 출품한 한종원씨.[강원문화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군부대 폐품인 탄약 깡통으로 만든 생활용품.[강원문화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강원 도민들의 일상과 추억이 담겼던 생활유물 공모전에 출품된 생활유물.[강원문화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고철 하나 소중했던 시절, 생활용품으로 변신한 탄약 깡통

강원문화재단, 일상과 추억 담긴 생활유물 공모전 수상자 선정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7일까지 홍천 탄약정비공장 등 전시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문화재단은 4일 '강원 도민들의 일상과 추억이 담겼던 생활유물'을 주제로 최근 시행한 공모전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교과서, 금성 비디오, 풍로, 숯다리미 등 근현대사와 함께했던 생활 유물 100여점이 접수됐다.

전문가와 관람객 1천591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감동상(1등)은 가난했던 시절 탄약 중대에 근무하던 아버지가 탄약 깡통 등으로 만든 생활 유품을 출품한 한종원(64)씨에게 돌아갔다.

6·25전쟁 이후 고철 하나 소중하게 재활용해야 했던 그 시절 한 씨의 아버지인 고 한금동씨는 군부대에서 버려지는 탄약 깡통으로 생활에 필요한 쓰레받기, 조로, 물동이 등을 직접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군용 깡통으로 만든 생활용품은 홍천 오일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영서지방으로 알려졌다.

한 씨 아버지가 이러한 물건을 직접 만들던 곳은 2005년 제40회 강원도민체전을 위해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아쉽게도 한순간에 철거되고 말았다.

한 씨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 군부대에서 나온 철 조각 하나하나를 생활용품으로 활용했던 당시를 회상하고,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알리고자 탄약부대 폐품 깡통으로 만든 생활 용기를 출품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1950∼1970년대 교과서와 생활기록부를 출품한 이광택씨, 홍천와동분교에서 열린 할머니의 94번째 생신 기념 운동회 영상을 낸 박숙정씨, 옛 홍천중앙시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아버지의 전축을 출품한 이병기씨 등 3명에게는 공감상이 주어졌다.

이 밖에 주물 다리미와 다듬잇방망이, 1910년대부터 증조할머니가 사용하던 쌀 됫박, 화로, 1918년 서당에서 사용하던 주판과 집 건축할 때 쓰던 먹줄, 1970년대 중고등학교 모자와 졸업앨범, 벼루통, 50여 년 전 전통 혼례 사진 등을 출품한 7명은 생활유물상을 받았다.

도 문화재단은 이 중 11점을 선정해 강원국제크리엔날레2021이 진행 중인 홍천미술관에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은 7일까지 '따스한 재생'을 주제로 홍천 탄약정비공장, 와동분교, 홍천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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