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미디빅리그' 어느덧 10년

강애란 / 2021-12-28 16: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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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라퍼' 등 411개 코너 선보여…박나래·양세형 등 194명 출연
"지워지고 있던 코미디언이란 이름을 다시 쓰게 해준 방명록"
▲ '코미디빅리그' 출연진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코미디빅리그'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박성재 CP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미디빅리그' 어느덧 10년

'오지라퍼' 등 411개 코너 선보여…박나래·양세형 등 194명 출연

"지워지고 있던 코미디언이란 이름을 다시 쓰게 해준 방명록"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코미디언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tvN '코미디빅리그'가 10주년을 맞았다.

이국주, 문세윤, 양세찬 등 '코미디빅리그' 무대를 꾸며온 출연진은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온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짚었다.

'코미디빅리그'는 2011년 9월 17일 첫 방송 이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폐지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쉼 없이 달려오며 코미디언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왔다.

박성재 책임 프로듀서(CP)는 "프로그램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기자들이 재밌게 코미디를 만들고, 회사(tvN)에서 코미디에 대한 지원을 끊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10년 동안 저희 연기자들이 각종 연예대상에서 수상을 한 횟수가 아주 많이 늘었고, 대형 프로그램에 주역으로 활약하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 '출연자들이 구성한 코너로 방송되는 '코미디빅리그'는 지금까지 최장수 코너 '오지라퍼'를 비롯해 '리얼극장 선택', '러브 is 뭔들', '썸앤쌈' 등 411개 코너를 선보였다.

인기 캐릭터와 유행어를 탄생시킨 코너들은 코미디언들의 인지도 상승은 물론 신인 발굴 역할도 해왔다. 지금까지 무대에 선 코미디언은 194명에 달한다.

'내게 너무 벅찬 그녀'에서 4차원 폭주족 역할을 보여준 안영미, '중고앤나라'를 통해 마동석, 차승원 등 선굵은 남자 배우들의 분장도 찰떡같이 소화한 박나래,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터프가이 김보성의 캐릭터를 흉내 낸 이국주 등은 시청자들에게 폭소를 안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10년간 바뀐 부분도 있다. 첫 회부터 프로그램에 함께해온 이상준과 이국주는 초창기에는 경쟁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면 지금은 코미디언들이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이상준은 "초창기에는 순위가 되게 중요했고, (무대가 끝나고) 주차장에서 싸우거나 눈물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제는 좀 달라져서 '코미디빅리그'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한 팀이 된 것 같이 서로의 코너를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국주 역시 "처음에는 꼴찌를 뽑는 시스템이어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걸 거치면서 단단해지기도 했다"며 "지금은 잘한 사람을 칭찬하며 무대를 즐기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다. 지금까지 76만명에 달하는 방청객들이 '코미디빅리그' 무대를 함께하며 출연진과 소통했는데, 지난 1년 8개월간은 방청이 중단됐다.

박 CP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관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코미디의 퀄리티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기자들도 조금 힘들었을 텐데 앞으로는 관객들과 계속 호흡하면서 새로운 코너를 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방청객과의 소통은 공개 코미디의 묘미 중 하나다. 방청객 투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스토리가 바뀌며 즉석 애드리브로 극을 이어가는 '리얼극장 선택'을 비롯해 '직업의 정석', '현장 오디션' 등은 방청객과 코미디언이 함께 무대를 꾸미는 코너로 사랑받았다.

'코미디빅리그'는 코미디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자 위축된 코미디 시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소중한 기회라고 출연진은 입을 모았다.

이진호는 "저에게 '코미디빅리그'는 명문고등학교 같은 느낌"이라며 "처음 입학했을 때는 신생 학교였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을 배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박영진은 "지워지고 있던 코미디언이라는 이름을 다시 쓸 수 있게 해준 방명록 같다"고 프로그램에 의미를 뒀고, 문세윤은 "저평가된 우량주 후배를 찾아야 하는 곳", 홍윤화는 "별들의 잔치"라고 덧붙였다.

박 CP는 새해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묻자 "일단 재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시청자들이 최대한 불편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가공해서 계속 프로그램을 유지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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