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신사 스포츠'…격포항서 조류·바람 타고 요트 세일링

임채두 / 2021-07-17 18: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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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컵 국제요트 대회 '성황'…18일까지 9개국 300여명 참가
▲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 참여한 선수들 [촬영: 임채두 기자]

▲ 국제요트대회 참여한 요트 [촬영: 임채두 기자]

바다 위 '신사 스포츠'…격포항서 조류·바람 타고 요트 세일링

새만금컵 국제요트 대회 '성황'…18일까지 9개국 300여명 참가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태킹(tacking)"

17일 오후 전북 부안군 격포항 인근 바다 위.

'제6회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에 출전한 요트 수십 대는 돛을 펴고 출발 지점에서 노란색 부표로 일제히 향했다.

선원들은 이따금 강하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스키퍼(skipper·선장)의 지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방향 전환을 뜻하는 '태킹'이 울려 퍼지자 요트 한쪽에 앉아 있던 선원들을 반대편으로 급하게 자리를 옮겼다.

바다 위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발목과 종아리에 힘을 주고 애써 중심을 잡는 듯했다.

그러자 부표 오른편에서 항해하던 요트의 선수(船首)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45도로 기울어진 상태로 앞으로 나가는 특성의 요트는 용골((keel·균형 회복 역할) 덕에 무게 중심을 잡으며 파도를 갈랐다.

선원들은 리깅(riging·요트 조작에 필요한 줄)으로 돛대를 세우고 돛을 조작하는 등 유연하게 바람을 탔다.

여러 요트가 엉키는 부표 인근에서는 '무질서 속 질서'가 작동했다.

다른 요트들은 경기 규칙에 따라 부표에 가장 근접한 요트(권리정)에 회전 우선권을 내줬다.

요트 간 충돌이나 신경전이 벌어질 법도 하지만 누구도 권리정 보다 먼저 부표를 돌려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요트 경기가 '신사 스포츠'라고 불리는 이유다.

각 요트는 출발점과 부표 사이 약 1.1㎞ 거리를 2바퀴 왕복하고 피니시 라인으로 들어왔다.

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천천히 돛을 접었다.

대회 첫 경기가 열린 이날부터 미국과 러시아 등 9개국, 300여 명의 선수는 오는 18일까지 바다 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18일 격포항 일원에서 시상식도 열린다.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팀은 시상식장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부상도 받게 된다.

대회를 주관한 전북요트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열 체크 등 2중 방역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협회는 정부 지침보다 한층 강화한 방역 체계를 유지하면서 대회가 사고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힘쓸 방침이다.

전북요트협회 김총회 전무는 "코로나19 탓에 대회를 치를 수 없었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치고 유독 방역에 신경 쓰면서 올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회 성공 개최도 중요하지만, 선수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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