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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관광 모노레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재운행 10개월에 사고 10번, 거제시 모노레일 '안전불감증' 도마
지난달 배터리 방전돼 모노레일 간 충돌…운영사 "방전 없도록 해 사고 예방"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승강장 화재로 운영 중단됐다가 지난해 1년 5개월 만에 재운행한 경남 거제 모노레일이 10개월 사이 10차례 사고가 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5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 모노레일은 지난해 3월 재개장 이후 지금까지 총 10번의 크고 작은 사고가 났다.
재개장 직후인 3∼4월에는 배터리 방전 등으로 4차례 멈춤 사고가 집중돼 4월 29일부터 5월 28일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올들어서는 충돌 등으로 인한 중대 사고도 처음 발생했다.
시가 파악한 모노레일 사고 내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30분께 상행 차량이 약 870m 지점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이후 뒤따르던 차량에서 긴급 제동장치가 정상 작동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당시 두 차량에 각 6명씩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차량 내 72볼트 메인 배터리와 통신, 차량 제어 등을 맡는 24볼트 배터리를 연결하는 충전기 내 부품이 손상되면서 방전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사고 차량이 관제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뒤따르던 차량이 사고 차량을 인지하지 못해 충돌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앞 차와의 거리가 100m 이내가 되면 뒤차는 서행하고 50m가 되면 멈추게 돼 있다"며 "이번 사고는 앞 차량이 관제에서 사라지면서 뒤차가 사고 차량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했으며 다행히 3, 4단계 긴급 제동장치가 정상 작동하면서 큰 추돌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노레일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점검을 받은 뒤 결과에 따라 운행 여부가 결정될 계획이다.
이처럼 1년도 안 돼 모노레일이 10번이나 멈추면서 시민과 이용객 불안도 커진다.
모노레일은 경사 높낮이가 큰 지형에 설치돼 자칫 강한 충돌 사고가 날 경우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22년 10월 하부 승강장에 화재로 승강장 건물과 모노레일 13대가 전소하면서 1년 5개월 동안 운행을 멈췄다가 재운행한 뒤에도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지난해 3월 모노레일 멈춤 사고를 경험했던 40대 A씨는 "당시 갑자기 모노레일이 멈춰 굉장히 당황스럽고 무서웠다"며 "이후에도 크고 작은 멈춤 사고가 있었다고 하니 다시 타기 겁난다"고 말했다.
거제 모노레일 운영사인 홍익관광개발은 사고 예방을 위해 제동장치를 4단계로 강화하다 보니 멈춤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영삼 홍익관광개발 대표는 "차량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바꾸고 제동 장치를 레이저와 초음파 감지 등으로 예민하게 만들어 차량이 멈추는 경우가 발생한 것 같다"며 "차량 두 대의 배터리 소모량을 다르게 설정해 방전될 일이 없도록 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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