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글활자로 찍은 최초 책 '월인천강지곡' 기탁 추진

한종구 / 2024-12-09 15: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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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시장, 미래엔 측에 요청…"세종시는 한글문화·박물관의 도시"
▲ 월인천강지곡 권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민호 시장과 윤광원 미래엔 부사장 최민호 시장(왼쪽 세번째)이 9일 오후 시청에서 미래엔 윤광원 부사장(왼쪽 첫번째) 등을 만나 국보인 월인천강지곡을 기탁받는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한종구 기자]

세종시, 한글활자로 찍은 최초 책 '월인천강지곡' 기탁 추진

최민호 시장, 미래엔 측에 요청…"세종시는 한글문화·박물관의 도시"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인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 월인천강지곡 상·중·하 3권 중 상권)을 기탁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9일 오후 시청에서 월인천강지곡 소유권을 가진 교육출판 전문기업 미래엔의 윤광원 부사장 등을 만나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보관 중인 월인천강지곡을 세종시에 기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세종시는 세종대왕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도시로, 한글문화도시이자 박물관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세종시에 월인천강지곡을 맡겨준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한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사장도 "월인천강지곡의 세종시 기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시 측은 설명했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석보상절'(釋譜詳節·1447년)을 보고 지은 찬가를 모아 1449년에 지은 것으로, 세 권 중 한 권만 남아 있다.

석보상절은 세종의 아들인 수양대군이 자신의 어머니인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며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기록한 글이다.

이 책은 15세기 중반 부안 실상사 불상의 복장물(腹藏物, 불상 안에 넣는 물품)로 봉안됐고, 1914년 실상사 인근에 있는 내소사 주지가 훼손된 불상을 소각하기 직전 복장을 열면서 발견됐다.

이후 대한교과서(현 미래엔)가 인수해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했다. 1963년 보물 398호로 지정됐다가 2017년 국보로 승격됐다.

세종시는 월인천강지곡을 기탁받아 2026년 건립될 세종시립박물관에 상설 전시관을 마련, 월인천강지곡의 국어사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월인천강지곡은 세계 최초의 자국 문자로 출판된 금속 활자본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한글 전문가들로 구성된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월인천강지곡 기탁이 확정되는 대로 학술대회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며 "세계기록유산 등재 확정 이후에는 음악 제작, 창작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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