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전시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관서병마절도사 이종승의 만인산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희천군수 김영철 만인산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전시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참된 공직자를 위한 1천526명의 마음…'만인산'을 아시나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최근 보존 처리 마친 이종승 만인산 등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봄바람의 죽순과 같은 뛰어난 인재가 마음마저 티 없이 맑고 깨끗하며, 상서로운 봉황과 기린 같은 인재로 나타나…."
1887년 평안도 안주목 사람들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
관서 지역의 군사 지휘와 관련 업무를 책임지던 병마절도사 이종승(1828∼?)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
덮개에는 이종승의 공을 칭송하는 글을 담았고, 휘장에는 총 1천526의 이름을 수놓았다. 어진 공직자를 위한 백성의 선물 '만인산'(萬人傘)이다.
세월의 흔적이 쌓이며 낡고, 곳곳이 헤졌던 만인산이 본래 모습을 찾고 관람객과 만났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열린보존과학실에서 선보인 보존과학 전시를 통해서다.
만인산은 일산(日傘) 즉, 볕을 가리기 위한 비단 양산의 한 종류다. 선정을 베푼 수령이 임지를 떠날 때 고을 백성이 감사의 뜻을 담아 선물했다고 전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조선 후기인 1873∼1887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인산 5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순차적으로 보존 처리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종승의 만인산, 희천군수 김영철(1836∼1901)의 만인산을 만날 수 있다. 보존 작업을 마친 이종승의 만인산을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물관 측은 "만인산은 직물, 목재, 금속 등 복합 재질로 구성돼 있어 단일 재질의 유물과 비교하면 보존 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된 김영철의 만인산은 1887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천군 사람들이 바친 이 만인산에는 '만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그의 공적을 수놓고 잊지 못하네'는 문구가 있으며, 총 4천302명의 이름이 수 놓여 있다.
덮개와 휘장, 꼭지, 자루, 살대 등 만인산의 전형적인 구성을 모두 갖추고 살대에 금박 문양을 찍은 점이 돋보인다.
전시에서는 완전히 조립된 형태가 아니라 만인산의 '일부'를 보여준다.
박물관 관계자는 "보존 처리를 위해 해체한 상태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라며 "각 구성품을 분리해 전시함으로써 (유물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덮개와 휘장 등 직물 재질의 자료는 유물 안전을 위해 3개월 주기로 교체한다. 전시는 내년 8월 23일까지.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