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이트 문화' 꽃피운 고대 도시…한국-튀르키예, 공동 조사

김예나 / 2025-08-20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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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유산연구원, 앙카라대와 발굴 착수…3D 항공 측량 등 마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된 역사 유적…"유적·유물 상태 양호할 듯"
▲ 퀼테페-카네시 유적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유적 상부 도시 모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퀼테페-카네시 유적 지하 물리탐사 자료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항공 촬영 수치표고모형(DEM) 자료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퀼테페-카네시 유적 내 하부도시(카룸)의 복원 가옥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퀼테페-카네시 유적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히타이트 문화' 꽃피운 고대 도시…한국-튀르키예, 공동 조사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앙카라대와 발굴 착수…3D 항공 측량 등 마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된 역사 유적…"유적·유물 상태 양호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고대 문화와 상업이 꽃피었던 튀르키예의 주요 유적을 한국 전문가들이 발굴·조사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튀르키예 앙카라대와 함께 10월 2일까지 퀼테페-카네시 유적을 공동 발굴·조사한다고 20일 밝혔다.

튀르키예 카이세리시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져 있는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로마 시대까지 번성했던 고대 도시 유적이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관문인 잠정목록에 올랐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역사·고고학적으로 가치가 큰 유적으로 꼽힌다.

옛 카네시 왕국 또는 네샤 왕국의 수도였던 퀼테페 일대에서는 앞서 고대 아시리아어로 쓰인 설형문자(쐐기 문자) 점토판 약 2만3천500점이 출토돼 주목받았다.

'퀼테페의 고대 아시리아 상인 기록물'로 명명된 이 자료는 고대 사회와 상업 역사를 정밀하게 써나갈 수 있게 해준 기록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히타이트 문화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히타이트는 기원전 17세기부터 12세기까지 튀르키예 중부를 중심으로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북부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고대 제국이다.

그간의 조사 결과 유적의 상부 도시에는 왕궁과 신전이, 하부 도시에는 상업 중심지이자 거주 구역인 '카룸'(Karum)이 자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총면적이 360만㎡에 달하나, 현재 3% 정도만 발굴된 상태다.

연구원은 지난 5월 유적을 중심으로 지하 물리탐사, 3차원(3D) 항공측량 조사 등을 벌여 유구(遺構·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자취)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상부 도시의 중심 궁전인 와르샤마 궁전 일대를 조사할 계획이다.

연구원 측은 "궁전 남쪽과 동쪽 공간에서 시·발굴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궁전 핵심부와 연결되는 요충지로, 유적과 유물의 보존 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유물은 정밀 3D 스캐닝 작업을 거쳐 디지털로 기록·보존한다.

이번 발굴 조사는 한국 고고학 기술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해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29년까지 약 5년간 퀼테페-카네시 유적을 공동 발굴 조사하기로 한 바 있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현재 앙카라대를 중심으로 미국 하버드·예일대, 이탈리아 밀라노대, 일본 오카야마대 등 주요 대학 연구팀이 참여해 조사 중이다.

문화유산 조사·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해외 국가기관이 발굴 조사에 참여하는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퀼테페-카네시 유적 공동 연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세계사와 고대 도시 형성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적"이라며 "세계유산 연구·보존과 한국 고고학 기술의 국제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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