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데이터 추출·분석해 작품화…융·복합 실험 정신 대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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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료지 이케다 'data-verse (2019∼2020)'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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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료지 이케다 'data.flux [n˚2] (202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운드아트 거장 료지 이케다 "데이터의 아름다움 형상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주년 기념 개인전…7월 10일∼12월 28일
각종 데이터 추출·분석해 작품화…융·복합 실험 정신 대표 작가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저에게는 전시가 작곡과 다르지 않습니다. 데이터에서 영감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음악을 작곡하듯 녹여내는 거죠."
세계적인 사운드 아티스트 료지 이케다(Ryoji Ikeda)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개인전을 선보인다.
2015년 ACC의 첫걸음을 함께했던 료지 이케다는 전당의 융·복합 실험 정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서 10년간 구축해온 창의적 실험 결과를 재확인하고 기술과 예술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에 예술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료지 이케다는 9일 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년 전 개관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10주년을 기념해 또다시 초청받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 번째 광주를 찾아 ACT 페스티벌에서 오디오 비주얼 콘서트를 개최했다. 전당 주변에 굉장히 많은 식당과 호텔, 젊은이들이 보여 ACC의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료지 이케다는 각종 분야의 데이터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패턴이나 데이터가 과부하 상태 또는 한계점에 이르기 직전 느껴지는 영감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작업을 작곡이나 요리, 여행에 빗댄 료지 이케다는 "공간을 어떻게 느끼고 파악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전시에 녹여낸다"며 "같은 작품이라도 전시 공간에 따라 분위기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전시 안에 작품들도 매일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자의 작품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전시를 통해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구성된다고 본다"며 "전시할 때 모든 사운드와 비주얼을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연동되도록 계산해서 디자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팀과 함께 20년에 걸쳐 실제 존재하는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해 작품을 제작했지만, 관람객들이 데이터를 해석하지 않고 순수한 음악처럼 즐기기를 바라며 데이터 자체에 대한 해석은 극구 사양했다.
그가 축적한 데이터는 총 45가지 유형으로, 동적인 데이터와 정적인 데이터로 분류된다.
동적인 데이터는 매 순간 변화하는 기상·금융·유전·도시 간 네트워크 정보 등이다.
정적인 데이터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인간이 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나중에 발견한 천체 물리학이나 입자 물리학 같은 것들이다.
료지 이케다는 정적인 데이터가 자연의 미스터리와 우리의 존재까지 포괄하는 철학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고 믿었으며 동적인 데이터와 정적인 데이터를 조화롭게 사용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팀원들과 직접 데이터를 공부하고 테라바이트급의 자료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작업을 20년간 수행했다.
료지 이케다는 "작품은 작가가 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작품 하나하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꺼리며 관객과 비평가들이 보고 느끼는 것이 바로 정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료지 이케다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작 4점을 포함해 총 7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신작 'data.flux [n˚2] (2025)'는 DNA 데이터를 회화의 물감 재료처럼 삼아 10m 길이 LED 스크린에 기하학적 패턴이 끝없이 흐르도록 함으로써 전시의 시작을 알리고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 다른 신작 'critical mass (2025)'는 가로, 세로 10m의 바닥 스크린에 투사된 검은 원과 흰빛의 극명한 대비와 신체를 울리는 전자음으로 관객의 감각을 증폭시킨다.
다양한 물질 표면에 바코드 패턴을 담아 무리수와 무한성의 개념을 표현한 'the sleeping beauty (2025)' 시리즈와 'data-verse (2019∼2020)' 3부작에서 파생된 'data.gram [n˚8] (2025)'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2000년부터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 'data-verse (2019∼2020)' 3부작은 존재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부터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학 데이터까지 방대한 과학적 정보를 시청각적 경험으로 전환함으로써 우리 세계의 새로운 차원을 드러내는 대표 작품이다.
특히 40m 길이의 벽 위로 투사된 'data-verse (2019∼2020)' 3부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ACC 복합전시 3·4관에서 펼쳐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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