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 분에게 위로·쉼 되길…길지 않은 인생 오늘 하루 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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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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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웅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 [물고기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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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임영웅 |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CJ 4D플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가을처럼 넉넉한 임영웅의 응원…"무대에서 살아있음 느껴"
인천 송도서 새 전국투어 스타트…발라드·댄스·컨트리 등 망라
"힘들고 지친 분에게 위로·쉼 되길…길지 않은 인생 오늘 하루 잘 살아요"
(인천=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 인생이 길지가 않아요.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흐르죠. 그래서 오늘 하루를 잘 살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서로 미워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가수 임영웅이 이전보다 더욱 풍성하고 넉넉한 음악 보따리를 들고 '영웅시대'(팬덤명) 곁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이전보다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마음껏 펼쳐내며 가을에 잘 어울리는 무대를 선사했다.
그는 18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IM HERO)에서 "2023년 이후로 약 2년 만의 투어인데, 정겨운 분위기가 참 좋다"며 "'임영웅 리사이틀' 이후 약 10개월 만의 공연인데, 무대에서 정말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힘들고 지쳤던 분이 있다면 오늘 위로를 받고 쉼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영웅은 전날 시작해 19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인천 콘서트로 새 전국투어의 출발을 알렸다. 이번 투어는 특히 8월 정규 2집 '아임 히어로 2'(IM HERO 2) 발매 후 처음으로 열리는 콘서트라서 큰 관심을 모았다.
임영웅은 이날 거대한 범선 모양의 무대를 타고 신나는 느낌의 2집 수록곡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로 무대를 연 뒤 '나는야 히어로(HERO)', '런던 보이'(London Boy)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가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다"며 "오랜만에 힘찬 목소리를 들어 보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객석에서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임영웅은 무대 가까이 다가가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얼굴 하나하나, 이름 하나하나 다 외우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특급'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번 콘서트에서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임영웅의 음악이었다.
심금을 울리는 2집 타이틀곡 '순간을 영원처럼'과 발라드 '들꽃이 될게요', 컨트리에 도전한 '나는야 히어로', 밴드 사운드가 돋보인 '런던 보이', 힙하고 세련된 느낌의 '답장을 보낸지' 등에서 마치 경극 배우가 시시각각 가면을 바꾸듯 노래 장르와 분위기에 맞춰 목소리를 내는 임영웅의 역량이 돋보였다.
도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록곡에 '얼씨구'(ULSSIGU)라는 토속적인 감탄사를 제목으로 붙이는 재치도 돋보였다.
임영웅은 이처럼 여러 장르의 노래로 보컬 역량을 뽐냈지만, 무대 하나하나에도 특유의 따뜻한 목소리를 빼놓지 않고 담아냈다.
꺼진 줄 알았던 화톳불을 헤집다 온기를 가득 머금은 불씨를 찾아낸 것처럼, 그의 포근한 목소리는 서늘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계절에 퍽 잘 어울렸다.
임영웅은 2016년 '미워요'와 '소나기'로 데뷔한 뒤 한동안 무명 시기를 보내다 2020년 '미스터 트롯'에서 화려하게 우승하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막강한 인기는 솔로 가수로는 국내에서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였다.
그는 이날 '돌아보지 마세요'·'보금자리' 같은 트로트곡도 불러 팬들의 반가움을 더했고,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같은 익숙한 히트곡도 들려줘 관객의 열띤 환호를 끌어냈다.
"다시 못 올 그 먼길을 / 어찌 혼자 가려하오 / 여기 날 홀로 두고 /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라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의 가슴 먹먹한 가사에 관객들의 눈시울도 함께 붉어지기도 했다.
임영웅은 2집을 언급하며 "정말 오래 심혈을 기울여 만든 2집 앨범인 만큼 타이틀곡 선정이 쉽지 않았다"며 "'얼씨구'를 타이틀곡으로 하려다 너무 실험적인 음악으로 하면 팬들은 좋아하겠지만 대중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임영웅이 늘 하는 메시지 있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삶이란 사랑하고 보내는 일의 연속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있다"며 "만남이 기쁘고 설렌 만큼, 이별의 아픔이 오래 간다. 있을 때 더 많이 웃고, 사랑하고, 행복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공연은 임영웅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큼 볼거리도 풍성했다. 그는 숨겨둔 춤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공연장 삼면을 둘러싼 대형 LED와 드론을 이용한 연출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콘서트가 열린 송도컨벤시아 인근은 수은주가 '뚝' 떨어진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일찌감치 팬들이 몰려 임영웅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팬들은 임영웅을 상징하는 하늘색 의상을 갖춰 입고 '너만 보여 임영웅', '얼씨구 좋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들뜬 표정으로 공연을 기다렸다.
독일 쾰른에 사는 노지현(60) 씨는 독일인 남편과 함께 임영웅 콘서트를 위해 머나먼 고국을 찾아왔다.
노씨는 "임영웅은 단어 하나로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목소리도 좋고 인성도 좋다. 2020년 '미스터 트롯'을 보고 임영웅에게 푹 빠져서 여기 콘서트까지 오게 됐다"며 "우리 남편도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가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임영웅은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을 향해 가을 들녘처럼 넉넉한 위로와 응원을 선물했다. 이날 무대에서 들려준 '우리에게 안녕' 가사 그대로였다.
"안녕, 안녕 오늘을 살아온 우리에게 / 뜨거운 박수를 보내 / 안녕, 안녕 / 내일은 조금 더 환한 쪽으로 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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